데이터는 기억하고 나는 잊는다.
우리는 쉽게 잊는다. 하지만 내가 남긴 데이터는 사라지지 않는다.기억과 기록이 달라진 시대, 그 차이에서 오는 혼란을 마주하게 된다.1. 나는 잊고 싶은데 기계는 끝까지 기억한다.문득 오래된 사진이나 메신저 기록을 다시 열어볼 때가 있다. 이미 잊었다고 생각했던 순간인데, 파일 하나만으로도 그때의 감정이 생생하게 떠오른다.예전에는 기억이라는 게 사람의 뇌에만 남는 것이었다.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, 결국은 사라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.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. 스마트폰, 클라우드, 메신저, SNS... 내가 한 말, 찍은 사진, 검색한 기록까지 거의 모든 순간이 기록되고 있다.놀라운 건 이 기록들이 내가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저장된다는 사실이다. 내가 뭘 눌렀는지, 언제 로그인했는지, 어느 ..
2025. 6. 13.